2004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중 하나인 "효자동이발사"를 봤다. 배우의 힘을 느끼는 작품이라고 할까...송강호와 문소리를 비롯한 여러 배우들의 열연이 작품을 더욱 빛낸 것이라 생각한다. 내용은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절을 살아갔던 한 소박한 시민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린 것이다. 물론 주인공인 성한모의 아버지로서의 모습이 주축이지만, 아내와 이발사 보조, 그외 동네 사람들의 단면들도 매우 의미심장했다. 또한 청와대의 사람들인 경호실장과 정보부부장의 신경전과 대통령의 때론 독재적이고, 때론 인간적인 모습도 충실하게 묘사가 되어 있었다.
영화는 특별한 감정의 기복 없이 정말로 차분하고 담담하게...그러면서도 묵직한 감동을 전해주는 식이었다. 특별히 인상깊은 연출기법도 없고, 기억에 남는 독특한 장면이 있는건 아니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톤으로 때론 유모스럽게, 때론 진지하게 여러 사건들을 묘사했다. 특히 설사병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간첩단 에피소드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다. 그로 인해 주인공의 아들인 낙안이가 고문을 당하게 되고, 하반신 불구가 되버리기 때문이었다. 이는 주인공으로 하여금 정부에 대해 대통령에 대해 그때까지와는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결과가 고작해야 울부짖으며 자기 머리를 깎는 점이라는 것이 냉정한 현실을 반영한다고나 할까...) 마지막에 전두환 대통령의 머리에 대해 말실수를 하고 얻어터지고 나오는 장면이 어찌보면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반항심이 터진 결과이지 않을까?
기대만큼 아주 엄청나게 재밌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차분하게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서 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기에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 특히 송강호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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