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라이의 꿈과 환상

묵향 17권

묵향이 드디어 17권이 나왔다. 1년 넘게 안나오더니만 어느날 갑자기 나온 셈이다. 이유는 작가 서문에 있었다. 16권이 워낙에 반응이 안좋아서 그동안 기존의 구상을 잊고 새로운 구상에 맞춰 재집필하느라 늦어졌다는 변명이다.

묵향은 나름대로 재밌게 본 퓨전환타지 소설이다. 1권부터 4권까지는 무림편, 5권부터 15권까지는 다크레이디라는 제목으로 환타지편, 그리고 다시 16권부터는 무림에 돌아와서 펼치는 얘기인데, 퓨전 환타지 쟝르중에는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난 2부를 좋아하는데, 이유는 "FSS"를 모티브로 작가 나름대로 재구성한 스토리와 설정들이 재밌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게임으로 바꾼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란 관점에서 보면 쓸만한 소재거리가 많다. (물론 그렇게 따지면 "FSS"가 더욱 대단하긴 하다)

2부가 끝나고 나선 16권부터 귀환편이라고 해서 무림으로 귀환해서 못다한 무림편 얘기를 어떻게 펼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결론적으로 말해서 16권은 실패작이었다.

내가 본 이유는 2가지다.

첫째, 드래곤이 같이 무림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드래곤을 무림으로 끌어들여서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러기엔 힘의 균형이 안맞다. 또한 작품에 등장하는 드래곤은 그다지 정감이 가는 캐릭터도 아니었다.

둘째, 바로 무림으로 가지 않고 일본으로 갔다는 점인데, 작가는 나름대로 무대를 넓히고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고 싶어했다고 생각은 하나, 독자들의 기대와는 전혀 동떨어져 있고, 게다가 그다지 재미도 없었다. (일본 무사들이 너무 약하잖아!)

그리고 이런저런 이유로 16권이 재미없었다는 의견을 작가가 수렴했는지, 17권은 첫장부터 마교 얘기가 등장하고, 묵향은 일본에서의 이야기를 더이상 진행시키지 않고 바로 드래곤을 타고 무림으로 돌아와 버렸다. 그리고 이후부턴 다시 무림맹과 마교를 둘러싼 암투들...

앞으로는 제대로 된 무림편이 진행되겠지만...과연 예전의 그 신선함을 다시 느끼게 해줄수 있을지...^^;

아스라이 | 04/04/23 22:52 | 취미생활 - 도서 | 트랙백 |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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